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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학의 집 만나고 싶었습니다. -소설가 유금호-


서울문학의 집 만나고 싶었습니다.
-유금호 소설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자리에는 기라성 같은 거장 문인들이 많이 앉아던 자리인데 부족함이 많은 제가 앉게 되어 민망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황순원 선생님은 일생동안 소설만 써오셨습니다. 특강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문과대학장을 맡아달라는 말에 사표를 내던지셨지요. 당신 나이 70이 되었을 때 명예 문학박사를 준다고 했습니다. 그때 또 사표를 던지셨습니다. 오직 문학에만 전념하셨습니다. 소설가가 소설만 잘 쓰면 됐지 무슨 명예가 필요합니까? 그 아드님이 황동규 교수시지요. 요즘 학력을 위조하며 명예를 돈 주고 사려는 형태가 정말 안타깝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들에게 문학은 무엇인가, 저의 문학은 어떤 것이었나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요즘 서점에는 한국소설은 없고 온통 외국소설 일본 소설만 판을 치고 있습니다.  『해리포터』 완결편이 나왔지요.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해리포터』 책을 사려고 줄을 서서 밤을 지새웠지요.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제가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란 나라를 여행할 때의 일입니다. 빅토리아폭포가 구름 속에 싸여 환상을 이루었지요. 아이들은 모두 맨발이었고 벌거벗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연, 흙의 일부처럼 보였지요. 거기에도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습니다. 그 구멍가게에는 먼지가 두껍게 끼어있는 코카콜라나 싸구려과자 몇 봉지, 그리고 옛날 우리가 먹던 아이스께끼가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도 『해리포터』가 아이들의 키만큼이나 쌓여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 작은 출판사가 있었는데 그 출판사의 딸이 “아빠 그 책 내봐요. 내가 시집갈 때 그 돈 안줘도 되니 그 책을 내보세요.”해서 갑부가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학생들이 마침 서울을 여행하다가 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몇 학년이지요? 1학년? 그럼 한 학년 아래겠다. ‘귀여니’ 알지요? 『그놈은 멋있었다』란 책을 낸 저자요. 아마 성균관대를 특차로 갔다지. 책이 나오자마자 20만부가 팔렸다고 하네요. 영화로도 제작되었구요. 요즘 서점가에서는 책이 하도 안 팔려서 여고생 필자를 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여고생, 고 1짜리가 선금으로 오천만원을 달라고 했다네요. 참 기가 막힌 일입니다. 이게 대한민국 출판계의 현실입니다. 진정한 순수문학을 하는 소설가들의 책은 안 팔리고 해리포터나 귀여니의 소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세상 말입니다.
일련의 문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요즘 TV에서 태왕사신기라는 신화적판타지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마치 해리포터를 보는 것 같아요. 모래시계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커플로 만든 드라마지요. 제작비가 무려 450억 원이 들었답니다. 배용준이가 주인공이지요. 일본에서는 배용준이가 주인공이란 이유 하나 만으로 400억 원에 사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주변 땅값이 올라 세트장 땅값이 무려 400여억 원이 되었답니다. 이럴 때 저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낍니다. 나라에서 예술 문학 쪽에 쓰는 나라 예산이 강원도에 큰 다리 하나 놓는 예산만 못한 게 현실입니다.
잘 팔리는 작가들이나 책을 내고 돈을 벌지 우리 같은 작가들은 출판사 사장들이 슬슬 피합니다. 책 내달라고 할까봐서요. 책을 내도 팔리지 않는 게 현실이니까요? 요즘 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건강과 재태크 책입니다. 한 80%가 그런 류들이지요. 그리고 나머지 20%가 문학, 문화 책들이구요. 이 20% 중에서도 또 80%가 일본 소설입니다. 그러니 우리 소설이 설 자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소설가들은 씁니다. 안 쓴다고 해서 누가 강요하지 않습니다. 안 써도 됩니다. 그렇지만 안 쓰면 병이 납니다. 그러기에 혼자서도 씁니다.
소설은 무엇이든 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는 것밖에 못 씁니다. 제가 얼마 전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친구들이 “야, 이제 선생 그만 두었으니까 마음대로 써봐라.”했지만 더 못쓰겠더라구요.
제 작품의 뿌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을 배꽃입니다.
태풍이 불면 열려있던 배가 모두 떨어집니다. 배가 모두 떨어지면 그것은 1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가을 날씨가 봄날씨처럼 따스해지면 내년에 필 배꽃이 가을에 하얗게 핍니다. 그 배꽃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너무나 서러운 꽃입니다. 콩알만한 배가 열렸다 겨울이 되면서 떨어지지요. 금년에 태풍불어 배가 떨어진 것에 끝나지 않고 내년농사까지 망치는 배꽃을 볼 때 정말 서럽습니다. 거대한 벽, 인간으로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벽에 부딪치고 말지요.
둘째는 6.25 전쟁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전쟁을 겪었습니다. 밤새 총소리가 다다다다 울립니다. 우리는 밤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누가 죽었을까 걱정하는 두근거림이 아니라 저 총소리가 그치고 나면 탄환껍질을 주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참 탄환껍질을 줍는데 시체들 사이에서 손 하나가 움직입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탄피를 주웠습니다. 학교를 가면 “장백산 줄기줄기” 북한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한번은 시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는데 ‘시체들 사이에 총알 좀 있을 거야’ 하고 힐끗 바라보는데 시체가 웃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입 속에 구더기가 바글바글 끓어서 웃는 것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푸른 빛 쉬파리들이 시체 위를 날아다닙니다. 이것이 저의 문학의 뿌리입니다.
셋째는 소록도입니다. 저의 첫 소설 『하늘을 색칠하라』는 20대에 쓴 소설입니다. 제 고향 목포에서 소록도에 놀러갔습니다. 굉장히 예쁜 섬입니다. 소나무와 빨간 벽돌의 집, 서양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동네 한 가운데 철조망이 쳐져 있습니다. 한쪽엔 나환자들이 있고 한쪽엔 일반인들이 살지요. 가운데엔 중앙공원이 있습니다. 일본강점기시대 때부터 환자들에 의해 잘 가꾸어져 있지요. 거기에는 한하운 시인의 시비가 누워있습니다. 중앙리 마을은 교황 성 바오로 2세가 내려와 입을 맞춘 땅이지요. 육영수 여사도 다녀갔습니다. 지독한 환자들이 살고 있지요.  손가락이 없습니다. 손발이 없습니다. 머리털이 없습니다. 귀가 문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생명에 대단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부실에는 머리가 20개쯤 걸려 있습니다. 해부하는 돌침대가 있습니다. 그 옆으로 큰 간장독이 뚜껑이 덮여져 있습니다. 환자들이 죽으면 해부를 하는 곳이고 간장독에 해부한 사람들의 시체를 두세 명씩 모았다가 화장을 합니다. 손가락, 귀 등을 조각조각 담가놓은 병도 있습니다.
환자 중에는 대학 다니다온 사람, 결혼해서 온 사람, 군대 갔다 온 사람 여러 사람이 있습니다. 환자들일지라도 젊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사랑을 하게 됩니다. 공식적으로는 아이를 못 낳게 하니까 몰래 아이를 낳습니다. 나병은 유전이 아닙니다. 전염이지요. 문둥이로 태어난 아이는 엄마가 기릅니다. 그러나 건강한 아니는 낳자마자 바로 떼어 철조망 밖에서 기릅니다. 부모가 있으면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사이……. 정말 처절합니다. 황혼이 물들고 젖이 퉁퉁분 문둥병 엄마들이 웁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 품에 안기고 싶어 자해를 해서 환자가 되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아이를 낳은 엄마는 내 새끼만이라도 건강하길 바라지만 젖을 물리고 싶어 한 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어 자기 몸에 상처를 내어 피를 아이에게 발라줍니다. 한번 오면 고향에 가지 못하고 죽습니다.
배꽃과 6.25전쟁과 소록도……. 이런 것이 제 문학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4.19혁명 때 제 친구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5.16때 죽은 동생 생각, 5.18때 제자들이 돌아오지 못한 생각……. 민주화를 위해 피켓을 든 학생들이 결국 분신을 하고……. 이런 억압과 고통에서의 자유를 생각했습니다.
제 최근 소설 중에 『만적』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고려사절요』라는 책에 “최충현시대에 노비가 난을 일으켜 예성강에 100명을 수장시켰다.”라고 한 줄 쓰여 있습니다. 인간은 억압이 있으면 뛰쳐나가려는 저항이 있습니다. ‘만적의 난’은 미완의 구테타입니다. 그러나 그 정신은 끊임없이 우리의 삶 속에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이 제가 꿈꿔왔던 소설의 성격입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하였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사바나의 소똥으로 만든 마을, 아마존의 인디언들과 악어를 잡으러 갔고, 남미 안데스산맥의 마추피추를 다녀왔습니다. 노르웨이 스칸디나비아반도  코닝스버그라는 땅끝 북극점 다산기지에 갔을 때, 김지희 박사라는 목포대학 출신을 만났을 때의 그 반가움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여행을 하면서 찾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나입니다. 나, 自我를 아무리 찾으려 해도 거울 앞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뿐이 없습니다.
한때 문학은 교훈적 가치, 선도적 의미를 강조된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오락적 기능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문학을 통해 사회를 가르친다든지 선도하는 기능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학에는 삶의 의미를 추적하고 사회의 모순, 부조리를 고발하는 개혁기능, 변혁의 시도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반성해봅니다. 나의 문학은 대단한 인생의 깊이가 있었는가. 감동 주는 문학이었는가? 소위 잘 나가는 작가들처럼 프로글쓰기의 소설가 유금호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인간다운 소설가이길 지향합니다.
오늘처럼 날이 굳은 날씨에 멀리 제주도에서 와주신 제주대학교 학생들, 송파문협, 소설가협, 미래수필 회원님들, 그리고 월간 스토리문학 회원님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정리(김순진 월간 스토리문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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