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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님께서 남기신 글
[re] 조선일보 2004.9.25 기사

"자유의 꿈은 용암같은것 한순간 지표로 솟아올라"
만적
유금호 장편소설/ 이유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hrchoi@chosun.com


입력 : 2004.09.24 17:33 37'












▲ 만적
고려 무인정권 시절 노비반란을 일으킨 만적(萬積)의 생애를 그린 이 소설은 억압에 맞서는 저항정신과 인간의 원초적 자유의 갈망을 드러냈다.


만적은 ‘고려사절요’에 몇 줄로 남아 있는 것이 역사 기록의 전부다. 작가는 그 침묵의 행간에서 기존의 신분제도와 위계질서에 저항했던 만적의 고뇌와 분노, 그리고 처연한 사랑을 직조해냈다. 시간적으로는 800여년 전, 1170~90년대의 역사가 거센 숨결로 다가온다.


경주 토착 세도가 김풍 장군집의 노비였던 만적은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여섯 살의 나이에 어머니마저 잃고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간다.

김풍 장군의 아들 김정이 사냥길에 노복 삼복이를 활로 쏘아 죽이는 것을 목격한 만적은 감마라라는 노비와 함

께 도망을 나온다.


도망길에서 대사 허정을 만난 만적은 태백산에서 무예

를 익히고 진정한 자유의 삶을 꿈꾸게 된다. 만적의 첫 여인이자, 어머니가 남겨둔 유일한 유물인 구리 팔찌를 건네준 분이는 슬픈 사랑의 여인으로 남는다.


중앙 정부에서는 정중부의 쿠데타로 무신정권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왕 옹립을 놓고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진다.

이 혼란기에서 김풍 장군의 아들인 김정은 노비 출신으로 권력을 획득한 이의민과 대적하다 스스로 자신의 칼로 목을 찔러 자결함으로써 무인의 기개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정이 죽자 그를 사랑했던 여진족 여자 금소예(琴蕭隸)는 사랑했던 남자의 시신 앞에 꿇고 앉아 손가락 끝에 불을 붙이고, 다시 기름을 발라 불을 붙이는 소지공양(?指供養)을 한다.


골짜기와 계곡을 말 달리던 무인들의 호쾌한 기개는 소설 읽기의 또 다른 맛이다. 김정이 금

소예와 함께 말을 달리며 외치는 목소리를 들어보라. 이들에게는 야생동물의 냄새가 난다.

“그렇습니다, 아버님. 이 고려는 무인이 세운 나라, 칼과 말 달리기를 배운 무인이 다스리고…, 널따랗던 고구려의 만주벌판을 다시 찾아야 하는 숙명의 나라입니다. 말을 달려 제 혈관 마디마디가 불꽃으로 타들어 가다가 재처럼 사위어 가는 그렇게 뜨거운 열화(熱火) 속에 살고 싶습니다.”(66~67쪽)












▲ 유금호는 "3·1운동 때도, 광주항쟁 때도 만적은 우리 곁에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혼란기 무인시대를 살아가는 만적은 노예가 없는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진정한 자유를 원하는 노예들과 함께 반기를 들게 된다.

만적은 당시 집권자인 최충헌의 사노(私奴)로서 6명의 다른 노예들과 함께 당시 서울인 개경 뒷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난을 일으킬 것을 모의한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때가 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낳은 자식, 내 손으로 잡은 사냥감, 내 손으로 가꾼 곡식을 먹일 것이오. 이제 심부름할 종은 이 나라에 따로 없소.”


노비문서를 태워 신분 철폐를 주장하는 만적 일행은 흥국사에 모여 최충헌 등 자신들의 상전을 죽이고 노비 문서를 불태운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대표들이 다 모이지 못해 연기한다.

다시 날짜를 잡아 이번에는 보제사에 모이기로 약속했으나, 노비 순정의 밀고로 거사 전에 발각돼 반란 기도는 수포로 돌아간다.


만적은 최충헌의 집권 시절인 1198년 초여름, 그를 따르는 100여명과 함께 바윗돌에 묶여, 예성강 강바닥에 가라앉히는 수장(水葬)으로 최후를 맞는다. 만적은 죽어가면서 자신의 씨를 잉태한 야매영을 향해 절규한다.

“이 삼한 땅에서 종놈의 종자가 사라지는 걸 매영인 봐야 되어. 그걸 보고 와서 말해 주어야 해. 매영이 못 보면 뱃속의 우리 새끼라도.”


작가는 “어느 시대, 어느 조건에서도 억압은 침묵과 복종으로 위장되지만, 그 자유에 대한 꿈은 지하수나 용암 같은 것이어서 깊은 곳으로 흐르고 흐르다가 한순간 지표로 솟아오른다”며 “세상과 상관없이 순치되지 않는 만적의 끈질긴 저항정신과 생명력은 유구한 역사 속 우리 민족의 밑바닥에 스며들어 있다”고 말했다.




드디어 만적이 베스트셀러의 대열로 들어갈 조짐이 보입니다.
만적 파이팅!^&^

  200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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