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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의 소설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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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숨비소리>역사적 사건의 문학적 접근 - 이찬

이름:cypen

2005/6/25(토) 02:25 (MSIE6.0,WindowsNT5.1,SV1) 222.101.238.230 1024x768



[감상] 역사적 사건의 문학적 접근 - 이재홍의 단편소설 <숨비소리>  


  숨비소리는 바다 속 깊이 들어갔던 해녀가 물 밖으로 나오며 오래 참고 있었던
숨을 내쉬는 휘파람 같은 소리다.   그러나 바다의 수면은  삶과 죽음을 갈라 놓는
경계선이다. 그래서 해녀의 숨비소리는 늘 죽음에서 삶으로 넘어오며 혹은  삶에서
죽음으로 넘어가며 내쉬는 숨소리가 된다.

  이재홍의 단편소설 <숨비소리>는 해녀 희야의 숨비소리를 통해 작중인물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숨비소리>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은 1948년에
있었던 <제주도 4.3항쟁>이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 속에서 곧바로  4.3항쟁을 언급
하지 않고 단지 1947년 3월 1일 제주읍 관덕정 마당에서 3·1절 28돌 기념집회에 참석
한 시위군중을 향해 경찰이 총을 쏘아 사망자가 생겼다는 것만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제주도 4.3항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 3.1절 집회 사건만 언급하더라도
곧바로 1948년 4월 3일 제주도 전역에서 일어난 무장봉기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숨비소리>의  주인공인 해녀 희야는 <제주도 4.3항쟁>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 성수를 잃게 되고, 자신을 능욕한 털보사내를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사랑했던 성수의 아이인지 아니면 자신을 능욕했던 털보사내의 아이
인지 그녀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아들을 얻는다.

   대부분의 문학작품과 마찬가지로 <숨비소리>도 기억의 양상 mnemonic mode
이라는 문학적 전망 속에서 인생의 환영을 조직하고 그것을 표현한다. 그리고 작가는
작중인물과 그들의 삶에 대한 생생한 환영을 만들어내기 위해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
적 사건 속에다 그들의 삶을  배치해  놓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숨비소리>는 강한
현실적 분위기를 갖게 된다. 그 경우 현실적 분위기는 신문기사처럼 사실적 토대 위
에 놓여진 생동성 livingness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학적 생명감각
sense of life 을 더 강하게 의미한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만들어낸 생동성은  때로  
실제적인 경험의 생동성보다도 더 확실하다. 그것이 바로  문학적 생명감각이며 동시
에 역사적 진실에 대한 문학적 접근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숨비소리>의 주인공인 해녀 희야는 작품의 배경이 된 4.3 항쟁에 대해 그저
한 사람의 주변인일 뿐이다. 비록 4.3항쟁이 만들어낸 폭력의 파편이 그녀의 삶 속으로
날아 들어와  그녀의 주변인물과 그녀에게 회복불가능한  상처를  남겨 놓지만 그녀는
자기가 왜 그러한 상처를 받아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녀와 4.3항쟁 사이
에는 그 어떤 이념적 연계도 없다. 그녀는 아버지와 사랑하는 남자라는 두 개의 운명적
인 고리에 묶여 그저 4.3 항쟁의 주변에 머물고 있었을 뿐이다.  
  

         행사장에서 3.1정신계승, 모스크바삼상회의 지지, 미군철수를 외치던
         군중들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희야는 왜 삼상회의를
         지지해야 하는지, 왜 미군이 철수해야 되는지, 왜 우리나라 경찰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작가는 희야와 4.3항쟁과의 먼 거리를 위와 같이 말하고 있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4.3 항쟁으로 인해 제주도의 160개 마을 가운데 130개 마을의 주민들이 학살당했고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집단학살을 당한 사람의 숫자는 그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인 3만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보다도 더 큰 피해는
그 4·3 항쟁이 오랜 동안 <공산폭도들의 반란>으로 매도되었다는 것이다.

   작가가 <숨비소리>에서 주인공 희야와 4·3 항쟁 사이에 먼 거리를 둔 채 어떤 이념
적 접근도 하지 않은 것은  일단 4.3 항쟁의 진상규명이  아직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4.3항쟁에 대한 작가의 탈이념적
접근은 오히려  < 4·3 항쟁이 과연 공산폭도들의 반란이었는가?> 라는 물음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작가는 4·3 항쟁에 연루된 인물들 가운데 상당수는, 적어도 희야와 그
주변인물들과 같은 사람들은, 결코 공산폭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강하게 항변하기 위한
하나의 역설적이고 반어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4·3 항쟁은 앞으로도 계속 진상규명 작업이 필요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정리
된 역사기록에 의하면, 1948년 당시 일부 제주도민은 남한만의 단독선거에 대해 반대
투쟁을 벌렸다. 그러자 경찰과 우익단체는 그들에게 무차별 테러를 자행했다. 그리고
그러한 테러를 목격한 제주도 주민들은 그들의 무자비한 테러에 분노하며 큰 불만을
갖게 되었다. 그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그 당시 군사작전권을 가진 미군정청은 육지
의 경찰과 서북청년단을 동원하여 대규모의 진압작전을 펼치며 난동자 검거와 강경
탄압으로 대응했다.

   미군정청의 강경탄압이 계속되자  마침내 제주도의  좌익무장대는 48년 4월 3일
<탄압이면 항쟁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단독정부수립과 단독선거  반대의 기치
를 내걸고 경찰지서와 우익청년단체를 공격했다. 이에 미군정청은 8개 중대 규모의
경찰병력 1700명을 제주도에 투입했고,  제주도에 주둔했던 국방경비대 제 9 연대는
제11 연대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토벌작전을 개시했다. 특히 남한정부가 수립된 뒤인
48년 11월 중순부터 4개월 동안 벌어진 무자비한 초토화작전은 6.25 전쟁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4·3 항쟁과 그에 대한 미군정청의 초토화작전은 1 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49년 5월
일단 작전이 종결되었다. 그리고 토벌작전을 끝낸 경찰이 54년 9월 한라산 금족지역
을 개방함으로써 6년 6개월 만에 4·3 항쟁과 관련된 모든 조치가 마무리 되었다. 그러
나 그 당시에 이미 공산폭도들의 행위가 아니라 우익단체의 방화와 테러 행위로 밝혀
졌던 여러 사건들마저 미군정청에 의해서 끝내 공산폭도들의 반란행위로 규정되었던
점, 그리고 무고한 제주도 주민들의 집단학살을 불러온 초토화작전에 따른 미국과
정부의 책임 문제 등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이 바로
<숨비소리>의 배경인 4.3항쟁이다.

  그처럼 논란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이재홍은 해녀 희야의
비이념적 삶을 통해 조용히 문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문학적
접근은 종종 그 어떤 진실규명의 작업보다도 더 가깝게 역사적 진실에 다가간다.
그것은 소설 속에 그려진 개인의 삶은 종종 그 배후에 있는 사회적 상황과 역사적
진실을 직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lkintl/15291161
블로그 > 이 찬의 c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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